봄비
어김없이 돌아오는 봄인데
겨울에 한 자락 끝에 멈춰서
깊숙이 박힌 상처를 들춰내
바보같은 자신을 원망해본다.
이제서야 알 거 같은데
이제야 이해될 거 같은데
봄비가 지나간 후에
때늦은 후회를 해본다.
봄비야,
반갑고도 따스한 존재
사랑스러운 마음을 지녔지만
비가 오고 나면 왜 이리 차가워 지는 거니
나한테는 왜 무심한 거니
나에겐 관심조차도 없는 걸까
봄비를 천천히 맞았더라면
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텐데
너무 성급한 나 자신을 스스로 뉘우쳐보며
오늘 내리는 비는 기억에서 잊어버리고 싶은 봄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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