긴 시1 여섯 번째 시 [봄비] 봄비 어김없이 돌아오는 봄인데 겨울에 한 자락 끝에 멈춰서 깊숙이 박힌 상처를 들춰내 바보같은 자신을 원망해본다. 이제서야 알 거 같은데 이제야 이해될 거 같은데 봄비가 지나간 후에 때늦은 후회를 해본다. 봄비야, 반갑고도 따스한 존재 사랑스러운 마음을 지녔지만 비가 오고 나면 왜 이리 차가워 지는 거니 나한테는 왜 무심한 거니 나에겐 관심조차도 없는 걸까 봄비를 천천히 맞았더라면 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텐데 너무 성급한 나 자신을 스스로 뉘우쳐보며 오늘 내리는 비는 기억에서 잊어버리고 싶은 봄비다. 2018. 3. 21. 이전 1 다음